"5G 시대 우리의 기술력으로 초고속 무선근접통신 시장을 새롭게 열어 '글로벌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다."
최근 대전 서구 지앨에스 본사에서 만난 송기동 대표(사진)의 목소리에는 성공에 대한 강한 확신이 담겼다.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20년 가까이 기술사업화 업무를 담당하면서 '1000억원대 기술료 대박 신화'를 이끌어 낸 그의 이력을 감안할 때 허툰 말 같지 않았다. 그는 원자력연에 근무하면서 자체 기술을 출자해 한국콜마와 공동으로 만든 '연구소기업 1호'인 콜마비앤에이치(옛 선바이오텍) 설립을 기획하고 주도했다. 이후 콜마비앤에이치는 코스닥에 상장돼 1000억원 규모의 기술료 수익을 원자력연에 안겨줘 '공공기술 사업화의 성공모델'을 제시했다.
'원자력 기술사업화 전문가'인 송 대표가 전공 분야인 원자력 기술이 아닌 ICT 기반의 창업에 나섰을 때 다들 의아해 했다. 하지만 기술·시장에 대한 통찰력과 기술사업화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경험, 노하우를 지닌 그는 '초고속 무선근접통신 기술'을 접한 뒤, 5G 시대를 활짝 열어 줄 '혁신적 기술'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2017년 '지엘에스'라는 이름으로 회사를 만들고 창업 대열에 직접 뛰어들었다. 송 대표는 "5G 시대는 데이터 전송속도가 10GB에 달할 정도로 빨라져 고해상도 동영상과 대용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서비스해야 하는 데, 초고속 무선 근접통신 기술은 네트워크 부하를 분산하면서 와이파이, 블루투스 등에 비해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는 최적의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지앨에스는 ETRI의 '초고속 대용량 무선전송기술(Zing·징)'을 이전받아 2017년 국제표준 규격의 '60㎓ 무선통신 칩셋'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데 이어, 지난 1월 양산용 칩셋 개발에 성공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최근에는 상용화를 위해 코리아에셋투자증권으로부터 10억원의 투자유치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그는 "우리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상용화에 성공한 칩셋은 WPAN 국제표준을 기반으로 5G 시대에 맞춰 설계된 초고속 무선 근접통신 솔루션으로, 최대 3.5Gbps의 데이터 전송속도를 자랑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2GB 영화 한 편을 5초 이내에 전송할 수 있는 수준으로, 와이파이(18.5초), USB 3.0(10.7초)에 비해 월등히 빠르다. 특히 블루투스 보다는 1000배 이상, NFC에 비해서는 100만배 이상 빠른 전송속도를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80㎽ 수준의 저전력 소모로 모바일 기기에 활용하기 적합하고, 지연시간이 1㎱ 이내로 실시간 데이터 통신을 보장한다.
지앨에스는 상용 칩셋을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와 AR·VR,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등에 적용하는 전략으로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특히 급성장하는 모바일 기기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송 대표는 "최근 유튜브 등 인터넷 동영상 수요가 늘면서 모바일 기기를 통한 데이터 전송량은 매년 45% 증가하는 등 가파르게 늘고 있다"면서 "5G 시대에서 우리의 무선 근접 칩셋이 블루투스를 대체하고, USB 기반의 모바일 기기의 유선통신을 무선화시키는 강력한 기술로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세대 무선통신의 혁신적 기술로 주목받으면서 시장에서 반응이 오고 있다. 전자 및 모바일 분야의 글로벌 기업들이 지앨에스에 협력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일부 기업과는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오는 25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19'에 상용 칩을 처음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우리의 기술은 일본에 비해 2∼3년 앞서 있지만, 소니를 중심으로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상용화를 목표로 정부와 기업 차원에서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며 "우리가 일본, 미국과 기술 격차를 벌이면서 기술 우위를 점하려면 과감한 투자과 성능 향상을 위한 기술혁신 노력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지앨에스는 앞으로 무선통신속도를 10Gbps급으로 높이고, USB뿐 아니라, USB-C, PCIE, 썬더볼트 등 다양한 고속 데이터 인터페이스 규격을 무선화하는 데 기술개발 역량을 집중해 나갈 계획이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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